행복하게 살기
24년 6월 초 3호선 고속버스터미널 역 환승하러 가는 중 열두어살 되어 보이는 남자 아이와 같이 가던 엄마로 보이는 여자의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아이가 무어라 물어보자, 여자가 너는 그런 것도 생각 못하냐? 라고 고개를 아이쪽으로 돌리지도 않고 앞쪽을 보면서 날카롭게 말하자 아이가 거의 울듯이 여자 쪽을 올려다보며, 모르겠어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라는 말을 하는 듯 했다. 여자는 화난 듯 목소리가 더 날카로와졌고, 아이에게 생각을 좀 하라며 다그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와 가는 방향이 달라졌는데 며칠동안 그 아이의 울듯한 표정이 생각났다.
그 여자는 자신이 아이의 나이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것들을 다 알았을까.
엄마가 되고 나서 아이들이 행복하길 바랬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행복할까를 생각하다 보니,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보고 배울 사람은 엄마를 포함한 가족들, 늘 가까이서 생활하는 가족들을 보며 행복함을 익히겠구나 했다.
순간 순간 행복한 엄마를 보며 아이들이 행복하게 지내는 것을 보고 배울 거라고 생각하니 내가 행복한 순간을 가능한 자주 찾아내고 그걸 아이들과 나누려고 한다.
요즘도 아이들도 엄마에겐 사소하더라도 재밌었던 것, 기분좋은 일들을 자주 이야기해 주는 걸 보면서 아이들이 잘 커주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다.
서산대사 글이라고 하는데 김구선생 말씀으로 기억한 시;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길을 걸어갈 때,
不須胡亂行(불수호난행) 조심해서 걸어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이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후세 사람이 걷는 길이 된다.
위인전에 나오는 이런 분들이 말씀하시는 멀리 후세사람까지 가지 않아도, 아이들이 보고 따라 걷는 길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서 걸어가야하지 않을까.
갑자기 오늘 든 생각..